1. 이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예지가 수학을 40점 맞자, 아빠는 80점으로 올리지 못하면 용돈은 이제 없다고 통보한다. 예지는 가난해서 학교를 못 다녔어도 식자재마트 사장이 된 할머니에게 아빠를 설득해 달라고 조른다. 할머니는 방학 동안 10만 원을 벌어오면 너무 공부를 시키지 말라고 아빠에게 말해 주겠다고 한다. 할머니는 350년 된 씨간장을 정성껏 지키는데, 물을 떠 놓고 항아리 옆에서 기도를 한다. 예지는 할머니에게 씨간장에 시간을 오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때 예지는 씨간장에 황금 알갱이가 떠다니는 것을 본다.
예지는 10만 원을 벌기 위해 단짝 친구 신기와 방학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차리고 숙제를 해서 팔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부를 싫어하는 예지가 그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신기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여서 포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예지는 그만둘 수 없었다. 그런 예지를 위해 신기는 의리를 지키면서 도와준다.
숙제는 잘 팔려나갔고 예지와 신기는 20만 5500원을 벌게 된다. 둘은 10만 원씩 나눠 갖고 나머지로 떡볶이를 사 먹는다.
그런데 같은 반 아이 2명과 다른 반 아이가 자신의 회사에서 숙제를 사서 제출했는데 그것으로 상을 받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반 2명의 일기는 신기가 썼는데 말투만 달리했을 뿐 같은 내용이었다. 예지와 신기는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숙제를 사도록 꼬드기거나 강제로 판 것도 아니었다며 태연한 척하지만,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한다.
그때 예지는 350년 씨간장은 시간을 오갈 수 있으며 언젠가 큰 도움을 줄 거라고 했던 할머니의 말을 떠올린다. 예지는 할머니처럼 하얀 그릇에 물을 떠놓고 씨간장 항아리 옆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씨간장은 예지에게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예지는 양심을 거스른 자신을 돌아보면서 씨간장에 한 달 전으로 시간을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황금 알갱이가 움직이면서 회사를 차리기 전 시간으로 모든 것이 돌아간다. 신기가 방학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예지는 돈 받고 남의 숙제를 해 주는 거나, 돈 내고 숙제를 사는 거나 모두 속이는 일이어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2. 이 책의 특징을 알아보자.
돈을 벌려고 숙제를 만들어서 판 아이들의 이야기
공부라면 딱 질색인 예지. 수학을 40점 맞자 아빠는 예지에게 80점으로 올리지 못하면 용돈은 이제 없다고 통보한다. 용돈을 받을 수 없다니, 이것만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왜냐하면 친구들에게 사 주기는커녕 옆에서 쩝쩝거리는 소리만 들어야 한다면 학교생활이 너무나 슬프기 때문이다. 예지는 아빠가 공부하라고 늘 AI처럼 말하는데,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왜냐하면 초등학교도 못 다녀서 구구단도 못 외우는 할머니가 동네에서 제일 큰 식자재마트의 사장님이기 때문이다. 예지는 할머니에게 너무 공부를 시키지 말라고 아빠에게 제발 말해 달라며 조른다. 그러자 할머니는 방학 동안 10만 원을 벌어오면 예지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예지는 10만 원을 벌기 위해 단짝 친구 신기와 ‘방학 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차리고 숙제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결국 20만 5,500원이란 큰돈을 벌게 되는데…….
예지와 신기가 돈을 벌려고 애쓰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었느냐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숙제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인데, 돈을 주고 사서 제출했다면 그것은 선생님을 속이는 일이며 학교의 법도 어기는 행위이다. 그러니 숙제를 만들어 파는 일도 엄연히 잘못된 행위가 되는 것이다.
결국 팔아넘긴 숙제 때문에 사고가 난다. 같은 반 아이 2명과 다른 반 아이가 숙제를 사서 제출했는데, 그것으로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반 두 명의 일기는 신기가 썼는데, 말투만 달리했을 뿐 동일한 내용이었다. 예지와 신기는 이 사실이 발각 날까 봐 전전긍긍해한다. 그래도 다행히 할머니의 보물인 350년 된 씨간장 덕분에 예지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방학 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차리기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갈 수 있게 되었다.
양심은 의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의무를 다 하면 양심이 맑아지고, 그것을 거부하면 고통스러워진다. 천만다행으로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된 예지는 신기가 방학 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숙제를 파는 것이나 사는 것이나 모두 속이는 일이어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들은 저절로 웃음이 지어질 것이다. 대부분 용돈은 필요하고 공부하는 건 싫어할 테니 말이다. 그래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은 마음에 깊이 새기게 될 것이다. 더불어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바른 경제 개념과 올바른 학습 습관에 대해서도 저절로 터득할 수 있다. 도덕적 삶에 대한 교훈을 이처럼 코믹한 이야기로 풀어내다니, 작가의 글솜씨가 유난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3.다음 질문에 답하면서 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해 보자.
예지 아빠는 왜 공부에 용돈을 거는 것일까?
예지는 왜 할머니에게 아빠를 설득해 달라고 졸랐을까?
할머니가 350년 된 씨간장을 목숨처럼 아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씨간장에 황금 알갱이가 떠다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돈을 벌기 위해 예지가 차린 회사는?
아이들은 왜 숙제를 다른 집으로 배달시킨 것일까?
숙제 때문에 일어난 사고는?
씨간장이 준 깨우침은 무엇이었나?
숙제를 팔고 사는 행위는 왜 도덕적이지 못한가?
예지는 양심을 거스른 자신을 돌아보면서 씨간장에 무엇을 부탁했나?
양심은 왜 의무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을까?
4. 이 글을 쓴 조연화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자.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생태동화공모전에 당선되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펴낸 동화책으로 《마로현 찾기 프로젝트》, 《할머니의 마법 수레》, 《노란 버스야, 안녕》, 《축구 소녀 마루와 슈퍼닥터》, 《하늘이 낳은 아이들》, 《내 이름을 들려줄게》, 《학교에 처음 가는 4학년》이 있으며, 그림책 《치카푸카 어금이》, 《날아라, 당당이》를 쓰고 그렸다.
5. 우리에게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 어떤 것들이 그러한지 생각해 보고 도덕적인 삶을 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