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옛날에 고집 센 왕이 있었다. 그래서 신하들은 그를 고왕이라고 불렀다. 왕비가 딸만 셋 낳고 세상을 떠난 지 오 년이 넘었는데도 고왕은 새 왕비를 얻지 않았다. 결국 고왕은 딸들 중 한 명에게 왕위를 넘겨주기로 하고 누가 마땅한지 알아보았다. 첫째와 둘째는 누구 덕으로 사느냐와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느냐는 고왕의 질문에 모두 왕의 덕이라고 듣기 좋은 답만 했다. 그러나 셋째 한꽃당은 사람은 운명으로 사는 것이며 소금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대답했다. 이 일로 한꽃당은 시종 예림과 함께 궁궐에서 쫓겨났다.
한꽃당은 예림의 고향으로 가 궁궐 생활을 잊고 부지런히 농사를 지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심하게 다친 이웃나라 왕자를 군복 입은 두 남자가 부축한 채 한꽃당의 집에 숨어들었다. 한꽃당은 왕자를 치료해 주고 밥도 주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왕자는 고맙다는 쪽지를 남긴 채 떠나고 없었다.
어느 날 예림은 고왕이 위중하여 한꽃당 공주를 찾는다는 내용의 방을 관리가 붙이는 것을 보았다. 한꽃당과 예림은 서둘러 궁궐로 돌아왔다. 고왕은 한꽃당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숨을 거두었다. 한꽃당이 여왕의 자리에 오를 때 여러 나라의 왕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였는데, 그중엔 예전에 예림의 집에서 숨겨 주었던 왕자도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후에 혼인을 했다. 이로써 두 나라는 한 나라로 합쳐졌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왕자가 새 나라의 다음 왕이 되었다.
2. 다음 질문에 답하면서 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해 보자. 독해력을 키워주는 질문이다.
옛날에 고집 센 왕이 있었는데 신하들은 그를 무어라고 불렀나?
고왕은 왜 새 왕비를 얻지 않았나?
한꽃당은 왜 시종 예림과 함께 궁궐에서 쫓겨났나?
한꽃당은 예림의 고향으로 가서 어떻게 살았나?
한꽃당은 왜 심하게 다친 이웃나라 왕자를 숨겨 주었나?
왕자는 고맙다는 쪽지만 남긴 채 왜 떠나갔나?
고왕이 왜 한꽃당 공주를 찾았나?
한꽃당이 여왕의 자리에 오를 때 여러 나라의 왕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였는데, 그중엔 누가 있었나?
한꽃당과 이웃 나라 왕자가 결혼하므로 두 나라는 어떻게 됐나?
3. 이 작품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궁궐에서 쫓겨났으나 결국 여왕이 된 한꽃당의 이야기
어느 지역이든 민간에 의해 여러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지방에 따라 ‘이바구’라고도 하지만, 대체로 그것을 옛날이야기 혹은 민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옛날이야기’라면 어린이나 어른이나 호기심을 갖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 정신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무의식 속에 개인의 경험과는 상관없이 원시적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감정, 공포, 생각 등을 우리도 똑같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이며 분석심리학의 기초자인 칼 융(1875-1961)은 이것을 ‘집단무의식’이라고 불렀는데 개인의 경험뿐 아니라 조상의 경험에 의해서도 우리가 영향을 받으며 또한 행동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옛날이야기는 전하는 사람의 개성이나 생활사 등에 의해서 변화를 일으키기는 하나, 그 안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 악과의 대결, 사랑의 문제, 궁극적인 성숙 과정의 여러 물음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옛날이야기 속에는 효행, 근검절약, 정의, 도덕적인 행동, 지혜로운 생각 같은 올바른 가치관도 함께 숨어 있다. 이것은 아득한 조상 적부터 오늘날까지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진리이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이 옛날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정상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여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어릴 적 할머니에게 들은 옛날이야기를 동화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영웅 이야기로 분류할 수 있다.
고왕의 셋째 공주인 한꽃당은 첫째와 둘째 공주가 아버지의 은혜로 살아간다고 말한 반면, 자신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간다고 말하는 바람에 왕의 노여움을 사서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한꽃당은 이를 원망하지 않고 날마다 궁궐 쪽을 바라보며 아버지의 건강을 빈다. 그러고는 평범한 시골 소녀가 되어 농사를 지으며 시종 예림과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중 고왕이 한꽃당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어 딸을 찾으려고 애를 쓰게 된다. 한꽃당은 이를 알고 궁궐로 돌아가지만, 고왕은 몸이 쇠해 그만 죽고 만다. 한꽃당은 왕위를 물려받고 즉위식을 치르게 되는데, 그때 축하하러 온 이웃나라 왕이 예전에 자신이 시골에서 살 때 도와주었던 이웃나라 왕자였음을 알게 된다. 그는 적에게 쫓기는 바람에 크게 상처를 입고 한꽃당의 집으로 숨어들어 밥을 얻어먹고 치료를 받은 일이 있었다. 한꽃당과 왕은 혼인하여 두 나라를 합쳐 큰 나라를 이끌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여성 속에 숨어 있는 영웅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한꽃당은 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쫓겨나 평범한 백성으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어려운 삶을 잘 이겨낼 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왕자를 도와 그도 역시 극복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꽃당이 결국 여왕이 되고 왕과 결혼하여 큰 나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인품 때문이다. 어떤 순간에도 한꽃당은 정의의 편에 서 있었던 것이다.
여성의 지위가 한껏 낮았던 시절에 한꽃당의 이야기가 전해왔다는 것은 여성들의 무의식 속에 성취 욕구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꽃당은 자신도 어려움에 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웃나라 왕자까지 도와주어 결국 큰 나라를 이루어낸 영웅이 아닌가.
여성들이 오늘날 큰일을 이루어내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어린이들도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 영웅을 만들어내는 힘은 바로 자신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4. 이 책을 쓰신 작가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자.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초등교사로 일했다.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그리움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경남아동문학상, 진주예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그동안 펴낸 동화집으로 <장군의 딸>, <순모의 짝사랑>, <도깨비의 바다>, <금동이와 은동이>, <시간을 파는 가게>, <오누이의 소원>, < 덜렁이 쥐돌이 마을>, <이상한 요술그림>, <달님과 해님이 본 아이> 등이 있으며, 편저로는 <도깨비를 속인 영감>, <까치의 재판>, <별주부전>, <흉내쟁이 바보>, <세상에서 제일 힘센 쥐>, <비밀의 화원> 등이 있다.
5. 여성의 지위가 한껏 낮았던 시절에 한꽃당의 이야기가 전해왔다는 것은 여성들의 무의식 속에 성취 욕구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이야기를 읽고 여러분도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영웅을 만들어내는 힘은 자신 속에 숨어 있다. 만일 그것을 찾았다면 글로 표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