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어린 시절 소라는 늘 방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어른들은 뻘밭으로 일하러 나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가 제일 먼저 밖에서 문을 닫고 숟가락 걸쇠를 채웠다. 소라는 창호지 문에 구멍을 뚫고 밖을 내다보곤 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문구멍에 동백꽃을 꽂았다. 가족들은 그때 모두 동백꽃을 입에 물었다. 하지만 소라는 동백꽃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치매가 찾아왔고 때론 소라도 몰라보고 누구냐고 물었다. 소라는 너무 괴로워 어린 시절 자기가 당했던 것처럼 할아버지를 가두고 문고리에 숟가락을 꽂았다. 그러고는 소꿉동무 단심이와 놀러 나가 버렸다.
어느 날, 뻘밭에 방조제를 세운다며 마을에 중장비들이 들어온다. 그리고 맨손어업 피해보상을 한다는 공고문이 붙는다. 그러자 오래전에 도시로 나간 사람들과 다른 지방을 떠돌아다니던 사람들까지 소문을 듣고 몰려온다. 소라네는 피해보상을 받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살던 사람이 위장전입을 해놓은 탓이었다. 뻩밭은 줄어들고 공사로 백합들은 죽어가는 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되자 엄마는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 소라는 아버지와 함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데모에도 나갔지만 모두 헛수고일 뿐이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소라에게 칼을 달라 하더니, 엄마가 잡아다 놓은 백합을 까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시름시름 앓고 있는 데도 백합은 능수능란하게 깠다.
소라는 할아버지를 즐겁게 해 드리려고 단심이와 함께 뻘밭으로 모시고 간다. 할아버지는 뻘밭에 오자 생생하게 기운이 살아났다. 집에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또 일하고 싶어 잡아온 백합을 까기 시작한다. 그때 소라는 맨손어업을 증명할 방법을 떠올린다. 할아버지야 말로 맨손조업자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소라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아버지와 함께 어촌계 사무실로 갔다. 거기서 할아버지는 백합을 신들린 듯이 깠다. 맨손조업자가 아니면 그런 기술이 나올 수 없었다. 하나같이 진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한 줄로 세웠다. 사람들에게 칼을 쥐어주며 어서 백합의 입을 열어 보라고 하자 모두 허둥거렸다. 백합의 입을 열 줄 모르면 가짜라는 소라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엄마가 새 창호지에 동백꽃을 넣어 문을 발랐다. 그러면서 동백꽃 꽃말이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가르쳐 주었다. 소라는 어릴 적 문구멍에 피었던 동백꽃을 떠올리며 할아버지 사랑을 확인한다. 그러나 소라는 방조제 때문에 백합이 죽어간다는 소문이 퍼져나가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2. 이 책은 갯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갯벌이 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인지 알아보자.
물때가 되어 갯벌이 드러나면 아버지 어머니들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달랑게, 백합 낙지 같은 갯것들을 잡느라 분주해진다. 그것들을 잡아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다. 갯벌은 부모들의 중요한 소득원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더 한다. 갯벌의 흙과 모래는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하므로 홍수를 막고, 염생 식물의 줄기나 잎은 바람의 힘을 흡수하여 태풍이 불어올 때 그 위력을 약하게 만든다.
갯벌은 마치 거름종이처럼 바다에 흘러드는 오염 물질들을 걸러낸다. 갯벌에서 살고 있는 각종 동식물들은 오염 물질을 분해되고 정화하여 생태계를 지켜낸다. 또 갯벌은 지구의 허파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갯벌에 살고 있는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산소의 70% 이상은 이렇듯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참으로 갯벌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인류의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부분으로서 존재해왔다.
3. 간척 사업을 하게 되면 생태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방조제를 만들면 바다와 직접 연결이 되지 않으므로 담수호가 만들어지게 된다. 또 새로운 땅이 만들어지므로 농경지, 공업용지,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될 수 있다. 이때 담수호는 먹을 물로 활용될 뿐 아니라, 농사를 짓고, 공장을 돌리는 데에도 공급된다. 방조제 위로는 길이 생겨 교통이 편리해지므로 지역사회가 개발되어 주민들은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국가에서는 갯벌, 호수, 하천 등을 방조제로 막고 물을 빼내 육지로 만드는 간척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이득을 계산하여 밀어붙인 간척 사업은 생태계는 물론 지구 전반에 재앙을 가져오게 한다. 갯벌을 없애면 그곳에 살던 생물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은 환경 변화는 바다생물들의 집단죽음 및 개체 수의 변화, 더 나아가 멸종 등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생태계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갯벌 파괴는 또한 어촌 마을의 쇠락으로 이어져 지역 문화 및 공동체의 파괴를 동시에 가져온다. 바다를 의지하여 살아오던 어민들은 단기적인 보상은 받을지라도, 대물려 온 어업의 장을 잃어버리게 되어 낯선 곳을 찾아 나서야 한다.
4. 새만금 갯벌 간척 사업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다 새만금의 뜻을 알아보자.
새만금은 만경평야의 만(萬) 자와 김제평야의 금(金) 자에 새 자를 붙여 지은 이름으로, 새로운 땅이라는 뜻이다. 즉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합쳐져 새로운 땅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5. 이 작품의 의미를 알아보자.
소라귀를 가진 아이가 들려주는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갯벌이야기
물때가 되어 갯벌이 드러나면 갯가 사람들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달랑게, 백합, 낙지 같은 갯것들을 잡느라 분주해진다. 그것들을 잡아 자식들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갯벌은 이들의 소득원이기도 되기도 하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다양하고 중요한 일들을 한다. 갯벌의 흙과 모래는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하므로 홍수를 막고, 염생 식물의 줄기나 잎은 바람의 힘을 흡수하여 태풍이 불어올 때 그 위력을 약하게 만든다. 갯벌에서 살아가는 각종 동식물들은 오염 물질을 분해하고 정화하여 생태계를 지켜낸다. 또한 갯벌에서 살아가는 식물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낸다. 산소의 70% 이상은 이렇듯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갯벌이나 바다 등을 방조제로 막고 물을 빼내 육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방조제를 만들면 그 안에 새로운 땅과 담수호가 생겨나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땅은 농경지나 공업용지,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되고 물은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공급된다. 방조제에 만들어진 도로 덕에 교통이 편리해져서 지역사회가 발전될 수도 있다.
하지만 편리함과 경제적 이득의 잣대로 밀어붙인 간척사업은 생태계를 파괴하므로 끔찍한 재앙이 발생하게 된다. 갯벌이 사라지면 그곳에 살던 무수한 생물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고, 이런 환경 변화는 바다생물들의 집단죽음과 개체 수의 변화, 더 나아가 멸종에 이르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한다. 갯벌 파괴는 또한 어촌의 쇠락으로 이어져 지역 문화 및 공동체의 파괴를 유발한다. 어패류에 의지하여 살아가던 어민들은 단기적인 보상은 받을지언정, 대물려 이어온 삶의 터전을 상실하게 되어 낯선 곳을 다시 찾아나서야 한다.
이 동화는 갯벌이 파괴되어 삶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허위와 위선으로 얼룩진 국책 사업의 민낯이 이야기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아울러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풋풋한 가족애를 통해 보여준다.
소라는 어린 시절 늘 방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어른들은 뻘밭으로 일하러 나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할아버지가 가족 중에서 가장 먼저 소라를 방에 가두고 밖에서 숟가락 걸쇠를 채웠다. 소라는 창호지 문에 구멍을 뚫고 밖을 내다보곤 했다.
어느 날 문득, 할아버지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자꾸 누구냐고 묻자 소라는 너무 괴로워 어린 시절 자기가 당했던 것처럼 할아버지를 가두고 문고리에 숟가락을 꽂는다. 그러고는 소꿉동무 단심이와 놀러 나가 버린다. 분노는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던 사람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런 소라에게 죄책감 따위는 없다. 진정 할아버지는 지난날 소라를 가둔 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를 가둔 것일까?
평화로운 뻘밭에 방조제를 세운다며 중장비들이 들어오고부터 마을의 상황이 급변한다. 맨손어업 피해보상을 한다는 공고문이 붙자, 오래전에 도시로 나간 사람들과 다른 지방을 떠돌던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들이 위장전입을 해놓은 탓에, 소라네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뻩밭은 줄어들고 공사로 백합들은 죽어가는 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되자 소라 엄마는 너무 막막하여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 소라는 아빠와 함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데모에도 나가지만 보상금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느 날 소라는 날로 기운이 쇠약해져 가는 할아버지가 안쓰러워, 단심이와 함께 뻘밭으로 모시고 간다. 그러자 할아버지의 기운이 되살아난다. 할아버지에게 뻘밭은 보약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집에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뻘밭에서 잡아온 백합을 까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라에게도 백합을 까보라고 한다. 하지만 소라는 깔 줄 몰랐다. 그때, 소라에게 번쩍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할아버지야 말로 맨손어업자의 산증인이었다.
소라가 할아버지를 통해 맨손어업을 증명하는 방법이 이 동화의 백미이다. 백합의 입을 여는 일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아빠는 할아버지를 모시고 어촌계 사무실로 갔다. 거기서 할아버지는 신들린 듯이 백합을 깠다. 맨손어업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신기한 손놀림이었다.
소라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뻘밭에서 하루 종일 일해 먹고사는 일은 손녀를 가두어야 할 만큼 처절한 것이었다. 치매에 걸렸어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백합 까는 기술, 신들린 듯한 그 손놀림은 가족을 위해 할아버지가 힘겨운 나날을 어떻게 보내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소라는 비로소 진심을 알게 되어 안쓰러운 할아버지에게서 도망가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엄마는 새 창호지에 동백꽃을 넣어 문을 발랐다. 그러면서 동백꽃 꽃말이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알려주었다. 서로 사랑하고 있어 소라네 가족은 이 모든 위기를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소라는 방조제 때문에 백합이 죽어간다는 소문이 퍼져나가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동화는 간척사업이라는 환경문제를 씨줄로 하면서도 유머 코드를 곳곳에 날줄로 배치하여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6. 이 책을 쓰신 작가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자.
김희철: 기독공보 신춘문예에 소설 <창세기호>,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귀면와>가 당선되었다. <소라게>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8년 광주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에 <소리당번>이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2회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 수상작인 <보랏빛 나팔소리>가 있다. 현재 KBS TV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7. 이 책은 갯벌의 소중함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족애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갯벌 파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써 보고, 아울러 소라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우리가 지구를 지켜나가야 할지에 대해 글로 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