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민 글·그림|가문비어린이|9000원
'선생님의 큰소리는 초강력 접착 본드/우리 반 아이들의 두 입술이 착 달라붙는다.'
참신한 비유가 돋보이는 이 시는 서울 숭의초등학교 5학년 정수민 양의 작품. 발랄한 감각과 개성을 뽐내며 교내외 글짓기 대회를 휩쓴 수민이의 동시 51편이 한데 묶여 나왔다. 가문비출판사의 '어린이 우수 작품집 시리즈' 두 번째 편 '내 말도 들어주세요'다.
동시는 △동물 일기 △자연 일기 △생활 일기 △생각 일기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소개된다. 표제작 '내 말도 들어주세요'엔 평범한 초등생의 생각과 귀여운 투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다. '도대체 우리 엄마와 나는 마음이 안 통해./간식으로 아이스크림 달라고 하면 과일을 갖다 주셔./…/왜 내 마음과 엄마 마음이 똑같을 수 없는 거야.'
추천 글을 쓴 이해인 수녀가 가장 좋아하는 시로 꼽은 '장미'엔 수민이의 따뜻한 마음과 천진난만한 발상이 담겼다. '뾰족한 가시에 찔리면 아프지요./그래도 바람은 장미를 감싸 주지요./바람도 찔릴까?'
자연을 향한 어린이 특유의 솔직담백한 시선이 녹아 있는 '지구를 살리자' '맨발' 등도 눈길을 끈다. 초등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는 동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