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작가] 이영미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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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 주세요.

넘어진 사람을 응원하는 글을 쓰고 싶어요. 꿈을 향해 나가는 일은 넘어지는 법과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에요. 그래서인지 제 작품에는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아요. 넘어지면 엉덩이 털고 일어나듯이 고민과 걱정을 툭툭 털고 일어나는 마음을 응원하고 싶어요. 국립생태원 생태문학 공모전 대상과 인권동화상을 받으며 동화를 쓰게 되어서 그런지 생태아동 인권에 관심이 많아요.

이번에 <목일신아동문학상>을 받은 작품도 인도네시아 밀림에서 주인공이 오랑우탄을 만나 사랑과 치유를 경험하는 이야기예요. 오랑우탄과 원주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히 그리려 노력했어요.

 

2. <마음대로 풍선껌>은 어떻게 탄생 되었나요?

어느 날 풍선껌을 불던 둘째가 달려와 외쳤어요. “엄마,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풍선껌에 관한 얘기를 써주세요.” 둘째의 말에 여덟 시간 동안 쓴 이야기가 2019년 샘터상에 당선되었어요. 마음대로 풍선껌에는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있어요. 코로나바이러스로 동물원 방문객이 뚝 끊겼다는 뉴스를 보고 <한밤중 동물원 음악회>를 썼어요. ‘이 세상에서 종이책이 사라진다면?’이란 슬픈 상상을 하다 종이책을 구하는 <슈퍼 영웅 가방맨>을 쓰게 되었어요. 먹이가 부족해 도심에 나타난 너구리와 해양 쓰레기, 기후 변화로 녹는 남극의 빙하에 관한 뉴스를 보고 <구리구리 너구리>, <아파트 및 용궁>, <어쩌다 펭귄>이 떠올랐어요.

 

3. 어린이를 위해 동화를 쓰게 된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책이에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어요. 책을 구하기 쉽지 않은 시골에서 문제집과 사전, 신문, 외삼촌이 두고 간 소설책을 가리지 않고 읽었어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초등 문제집의 양대 산맥이던 이달학습다달학습’, ‘동아전과표준전과를 펼치던 기억이 나요. 그만큼 책 읽기에 목이 말랐어요. 올해 17, 10살이 된 딸아이들을 키우며 하루 60권 넘게 책을 읽어주었어요. 책을 구하기 힘든 해외에서 우리 집은 동네 아이들의 열린 책방이자 공부방이었어요.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는 어린이들과 무료 독서토론 수업을 하며 미술 봉사도 했어요. 손해 보며 산다는 말도 들었지만, 제가 아이들을 좋아해서 가능했어요. 글쓰기를 가르치며 자연스레 동화를 쓰게 되었어요.

 

4. 앞으로 꼭 쓰시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아이들은 비눗방울처럼 여리고 무쇠처럼 단단해요. 귀한 존재지요. 클릭만 하면 흥미로운 영상이 재생되는 스마트폰의 시대에 조금 더 일찍 책 읽는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초등 저학년을 위한 시리즈를 쓰고 있는데 부족한 게 많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자료 조사를 위해 서핑하다 넘어져 조금 불편한 날을 보내고 있지만, 저의 경험이 글에 생생히 녹아들길 바라요. 독자들이 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활짝 웃는다면 더없이 행복할 거예요. 귀한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값어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동화, 동시, 소설, 수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읽고 쓰려 노력해요. 한국에 갈 때마다 여행 가방을 책으로 꽉꽉 채워 돌아와요. 200권쯤 되는 책을 이고 지고 오면 몸은 힘들어도 행복해요.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말과 서평을 꼼꼼히 살펴요.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과 멋진 문장을 곱씹으며 여러 번 읽어요. 온라인 서점의 미리보기를 읽고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를 상상하는 취미가 생겼어요. 딸아이들과 책 얘기를 많이 해요. 덕분에 두 딸도 글쓰기를 좋아해요. 셋이서 쓴 글을 돌려 읽고 의견을 나눠요. 논리적인 첫째는 생태와 역사를, 상상력이 풍부한 둘째는 판타지와 SF를 좋아해요. 결국, 딸들이 글동무이자 스승이네요.

 

6. 훌륭한 글을 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 주세요.

상상력을 글로 옮기는 표현력과 꾸준히 앉아서 쓸 수 있는 엉덩이 힘이 아닐까요?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울다가 웃어서 엉덩이에 뿔이 났으면 좋겠어요. 독자들의 엉덩이에 난 책 뿔을 상상하며 엉덩이에 힘을 모으고 글을 쓸래요.

 

7. 그동안 쓰신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2021년 샘터상을 받은 작품이 수록된 마음대로 풍선껌이 첫 책이다. 같이 쓴 책으로 2019년 국립생태원 생태문학 공모전 대상을 받은 맹꽁이의 집을 찾아 주세요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가 있다. 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당선작인 나의 오랑우탄 엄마202312월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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