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작가] 양지영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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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 주세요.
 
동화를 쓰면서 참 다양한 주제를 건드렸던 것 같아요. 이번에 <카멜레온 원장님의 비밀>에 나오는 여러 가지 캐릭터들은 다 주변에 볼 수 있는 친구들이에요. 평범하고 잘나진 않지만 각자의 고민이 있고, 변화하고 싶은 생각을 지닌 캐릭터들이에요. 그리고 어느 순간 힘을 모을때는 용기를 내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요. 생각해보니 내가 구현해 내는 동화 세상은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을 그리고 싶었어요. 따뜻한 온기가 굳었던 마음도 녹이고 상대방과 이웃에게도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독자들이 내 책을 읽으면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고이는 그런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2. <카멜레온 원장님의 비밀>은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야생 숲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는데 카멜레온이 눈에 띄었지요. 휙휙 사방으로 돌아가는 눈에 자유자재로 몸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은 뷰티샵에 가장 어울리는 원장님이었어요. 다 같이 맞이해야 할 봄 축제에 꽃들은 카멜레온의 과한 욕심 때문에 희생양이 되었지요. 뷰티샵이란 공간은 예뻐지기 위한 공간이지만 누구도 희생이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았어요. 자신에게 맞는 아름다움을 가질 때 그 모습은 더 빛이 나지요. 이 동화는 긴 겨울을 참아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봄축제에 함께한다는 것에 더 의미를 넣고 싶었답니다. 그것이 결국, 이 동화에 나오는 6개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했지요.
 
3. 어린이를 위해 동화를 쓰시게 된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어렸을 적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어요. 특히 만화를 읽으면서 판타지 세상에 푹 빠졌지요. 여러 가지 글쓰기에 관심 있었는데 친구들에게 내가 지어준 이야기를 들려줄 때 가장 신났어요. 아마도 그때부터였을 거에요. 동화를 쓸 때 그때의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지금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4. 앞으로 꼭 쓰시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앞으로의 작품도 <카멜레온 원장님의 비밀>에 나오는 6가지 단편처럼 다양한 사회현상과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요. 최근에 쓴 <크릴 전쟁>은 남극에 사는 아기 펭귄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며 남극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이야기는 결국 지구 온난화 현상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더 나아가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5.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참 잘했어요라는 선생님의 도장을 받기 위해서였죠. 아직도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적다 보니 어느 순간 문장의 힘이 길러졌고, 나도 모르게 재미있게 써보려고 노력 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나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칭찬 했는데 그땐 내가 정말 작가가 되 볼까하는 상상을 했던 것 같아요. 반복적인 힘이 얼마나 큰지 저는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되었어요. 책 읽기와 쓰기를 매일 밥 먹듯 생활화하고 있어요. 그것이 노력일까요?
 
6. 훌륭한 글을 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 주세요.
 
처음부터 내가 훌륭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매일 한 줄이라도 진심으로 써보는 거예요. 사물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마음으로요. 또한 글에 멋을 내지 않고, 남의 흉내를 내지 않으며 서툴지만 내 목소리로 써야 해요. 글은 아마도 빨리 늘지 않을 거예요. 코끼리 걸음처럼 천천히 가지만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머리에서 서서히 불이 켜지는 느낌이 있을 거예요. 이 일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가 필요한지 상상도 못할 거예요. 천천히 걸어가되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남하고 비교하면 금방 지칠 거예요. 나는 나이니까요. 내가 걷는 보폭으로 천천히 포기하지 않고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훌륭한 글은 그렇게 오랜 시간 버텨낸 사람들만의 결과물이니까요. 흔히 말하는 책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일은 다 알 것 같아 말하지 않았어요.
 
7. 그동안 쓰신 작품들을 소개해 주세요.
 
일본 나가사키 여행을 갔다가 쓴 <꿈을 잃어버린 아이>를 소개하고 싶어요. 1945년에 평화공원 주변 학교에 다니던 아이코란 아이와 현재의 아이 한솔이가 만나는 판타지 동화예요. 이 동화는 실제로 나가사키 공원에서 상상 속의 아이코를 만나면서 바로 구상했던 작품이에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던 그때 아이코는 한순간에 상상도 못할 일을 당하고 말았지요. 학교도 불에 타 없어지고, 사랑하는 부모님도 하늘에서 내리는 검은 비에 녹는 끔찍한 일을 당했지요. 아이코는 발레리나를 꿈꾸는 조선인 아이였어요. 그런데 그 꿈이 원자폭탄에 의해 지옥 같은 세상을 보는 참담한 일이 일어났어요. 아이코가 현재의 한솔이에게 나타난 이유는 그때의 지옥 같은 일들을 증언함으로써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말해주려고 했던 거에요. 이 동화를 통해서 저도 그날을 한 번 더 기억하고 잊지 말자는 의미로 썼어요. 그 외에 짧은 단편들은 주로 그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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