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자연과 뭇생명과 사람들과 조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그래서인지 제 동시 속에는 자연과 생명체들과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연 속에는 하늘 땅 바다가 있고 풀 나무 돌이 있습니다.
생명체에는 동물 곤충 새가 있고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동시는 자연의 노래, 생명의 노래, 사람들의 꿈이 담긴 노래입니다.
여러 생명체들이 다 모여 하나의 자연이고 우주이지요.
자연과 뭇생들과의 조화는 평화이지요.
조화로운 세상은 마음의 평화를 안겨주지요.
마음의 평화는 우주의 평화를 안겨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제 동시 속에는 우주의 평화를 꿈꾸는 시들이 나옵니다.
결국 저는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상생의 꿈이지요.
제 동시는 상생의 꿈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앞선 사람들의 발자국은 문화재로 남아있습니다.
문화재 속에는 선조들의 숨결이 흐르고 있습니다.
경주에는 특히 신라 문화재가 많이 있는 곳입니다,
선조들의 온기를 동시에 담아보려고 노력합니다.
2. <한솥밥>은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제 고향은 하동 가로내면 유평마을입니다.
고향 유평마을 뒷산에 밤나무 산이 있습니다.
가을이면 알밤을 줍는데요, 하루는 밤나무 산에 개를 데리고 알밤을 주우러 갔어요.
그날 멧돼지가 까먹은 알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때 멧돼지도 알밤을 먹는다는 것을 알았고 함께 간 개도 알밤을 주니 잘 먹었습니다. 그때 개가 알밤을 먹는 것도 처음 보았습니다.
다람쥐가 알밤을 먹는 것은 상식으로도 알고 있었고요.
그 순간 아하! 알밤은 우리만 먹는 것이 아니구나! 다람쥐 멧돼지 개와 사람이 함께 먹는 구나! 그렇게 동시 <한솥밥>이 탄생되었습니다.
알밤은 누가 주는가요? 밤나무가 공짜로 우리에게 주는 것이지요.
밤나무의 그 인정이 얼마나 숭고한 일입니까?
밤나무가 알밤을 위하여 땀흘리는 순간을 떠올리며 <한솥밥>을 짓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한솥밥의 탄생은 제 고향 하동 유평마을 뒷산인 밤나무 산입니다.
제 고향 뒷산은 제 동시 <한솥밥>이 태어난 고향이지요.
3. 어린이를 위해 동시를 쓰시게 된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저는 동시를 쓰기 전에는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제가 결혼하여 엄마가 되고 나서 동시를 처음 쓰게 되었습니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지만지출판사에서 나온 책 <정갑숙 동시 선집> 맨 뒤에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인데요, 제 딸이 어렸을 때 동물과 곤충을 무척 사랑하였습니다.
제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발 아래 달팽이가 어린 딸의 눈에는 잘 보였습니다.
하루는 딸이 아기 달팽이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저는 그때 딸이 데려온 아기 달팽이를 환영하며 우리 집에 온 손님으로 반겨주었지요.
그날 <아기 달팽이>라는 첫 동시를 쓰게 되었고 그 후로 동시를 습작하며 동시인이 되었습니다.
제가 동시인이 된 것은 어린 딸의 덕분이지요. 딸은 자라서 화가가 되었고 딸은 이번 제 6 동시집 <한솥밥>에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엄마를 동시인으로 만들어주고 엄마의 동시집에 그림을 그려준 딸이 저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그 전에 제 고향 하동군 가로내면 유평 마을의 산과 들과 시냇물이 저를 동시인으로 키워주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흙과 같이 포근한 제 어머니의 품과 햇살처럼 따뜻한 제 아버지의 사랑이 저를 동시인으로 살아가도록 시초에 자양분을 공급하였다고 믿습니다.
4.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작품과 앞으로 꼭 쓰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경주와 깊은 인연으로 신라 문화재 동시<금관의 수수게끼 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관의 수수께끼>로 신라 문화재 동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는데 아기의 첫걸음마처럼 누구나 첫걸음마는 서툴지요. 미흡한 점은 보완하고 좀더 숙성된 동시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와 인연 닿은 고장의 자연과 생명과 선조들의 발자국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5.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 질문은 <작가가 되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로 바꾸겠습니다.
다시 공부를 합니다.
공부할 게 너무 많습니다.
스승도 제 자신, 학생도 제 자신인 스스로 하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제가 제 자신에게 과제를 내주고 제가 그 과제를 제출하고 점검하는 공부요.
그래서 도서관에 자주 가고 홀로 여행을 하며 자주 산책을 합니다.
도서관에 가면 짧은 시간에도 위대한 영혼을 만나니 행복합니다.
홀로 여행하며 산책할 땐 풀 나무 돌 새 곤충 등 길에서 벚을 만나고 스승을 만납니다.
사람들이 많이 분비는 곳 보다는 덜 붐비는 한적한 곳,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닿는 곳 보다는 시선이 덜 미치는 곳(지도에 없는 나라)을 여행하며 더 유심히 보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것들을 더욱 눈길 주고 작은 것에도 관심을 쏟고 마음의 귀를 열어 놓고 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6. 훌륭한 글을 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 주세요.
선한 마음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만물에 대한 사랑이 내면에 깃들어있어야 합니다.
좋은 자식을 얻고 싶은 분은 훌륭한 태교가 먼저 이듯이 좋은 작품은 따뜻한 인품이 낳는다고 믿습니다. 흙과 같이 만물을 품어주는 부드러운 품성이면 어떤 소재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 살아있는 좋은 글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체험이 필요하니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관찰하고 깊게 사색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보는 것입니다.
섬세한 관찰을 통한 발견이 좋은 글의 결실을 거두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는 일은 깊게 사색하고 성찰하는 몰입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뭐꼬?”
그 답을 찾는 불교 수행자의 참선처럼요.
7. 그동안 쓰신 작품들을 소개해 주세요.
*제 1 동시집 <나무와 새> 아동문예
*제 2 동시집 <하늘 다락방> 21세기 문학과 문화
*제 3 동시집 <개미의 휴가> 청개구리
*제 4 동시집 <말하는 돌> 청개구리
*제 5 동시집 <금관의 수수께끼> 청개구리
*<정갑숙 동시 선집> 지만지
*제 1 동시집 <나무와 새>는 첫동시집으로 순수 자연을 노래한 시들입니다.
표제작 <나무와 새>는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시로 유경환 선생님께서 심사평을 했습니다.
*제 2 동시집은 <하늘 다락방>은 어른과 함께 읽는 동시집입니다.
표제작 <하늘 다락방>은 <감자꽃>입니다. 당시에 제가 심혈을 기울인 동시집인데, 특히 <보이지 않아도>가 어른 독자들의 공감을 사는 것 같습니다.
*제 3 동시집 <개미의 휴가>는 저학년을 위한 동시집입니다.
제 2 동시집 <하늘 다락방>이 고학년과 어른을 위한 동시집이어서, 제가 저학년들을 위하여 동시에서 무게를 빼고 살짝 흥미를 가미했습니다.
표제작 <개미의 휴가>는 개미를 의인화하여 그동안 열심히 일한 개미 형제가 휴가를 즐기기 위하여 풀뿌리 전철을 타고 나뭇잎 호텔로 들어가 여장을 푼다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 4 동시집 <말하는 돌>은 총 5부로 고루고루 구성한 동시집입니다.
특징이라면 기존의 자연 동시 생태동시 환경 동시 생활 동시에서 우리 문화재 동시가 가미 된다는 것입니다. 표제작 <말하는 돌>은 경주 황룡사 터에 있는 주춧돌이 말하는 것인데요, 황룡사 주춧돌은 신라 황룡사의 최후의 증인으로 신라 역사를 알려준다고 상상력을 펼친 동시입니다. 독자들에게 우리 고대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유도한 동시입니다.
*<정갑숙 동시 선집>은 그동안 출간한 동시집 4권의 200 여편의 동시 중에서 100편을 골라 엮은 것입니다. 이 선집은 어른을 위한 동시집이라 그림이 없습니다.
이 동시선집은 지만지 출판사에서 나온 한국동시문학인선집 시리즈로 작고한 동시인과 현역동시인들 중에서 100인을 선정해서 엮었는데 그중 제가 제일 막내입니다.
*제 5 동시집 <금관의 수수께끼>는 신라문화재 동시집입니다.
경주 역사 유적지를 답사하고 쓴 동시 모음집으로 총 4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