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작가] 곽수아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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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어릴 때 울보에 떼쟁이였다고 해요. 울 때마다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쳤다지요. 아마 간난아이였을 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나 봐요. 이야기가 듣고 싶어 울고 떼쓰고 한 걸 보면 말이에요. 아기 때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서 그런지 공부 해야 할 사춘기 때도 공부보다 소설이나 순정 만화를 더 좋아했어요. 현재는 우리나라 신화나 민담, 설화에 관심이 많아 작품으로 쓰려고 노력중이지요. 잘 사는 건 어른이지만 아이처럼 웃으며 사는 거라 생각해요. 웃음과 해학이 들어간 동화를 만들고 싶어 웃음 있는 곳은 어디든 쌩 달려가요.
 
2. <땅뚝 할매와 여우 총각>은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어른들이 물건 잃어버릴 때마다 도깨비가 장난쳤나? 라는 말을 자주 하더라고요. 그 말이 떠올라 버려진 신발과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건망증을 엮어 도깨비장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몇 년 전 한 달간 이태리 여행을 간 적이 있었어요. 베니스에서 배를 타고 부라노 섬을 가게 되었는데 레이스 천과 알록달록한 집들 속에서 벼룩시장을 열고 있더라고요. 벼룩시장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레이스 천을 보면서 어릴 때 엄마가 농으로 쓴 무명천을 떠올리고 방울이와 횃대보를 쓰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문 닫는 가게가 많이 늘어난다고 해요. 힘든 엄마 아빠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고 다시 일어나 다른 일 할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붕 위의 노란 자전거를 써 보았어요.
부산 중앙동에 버려진 숟가락으로 만든 조형물과 그려놓은 벽화를 보고 우리 시대와 조선시대 아이를 만들었어요. 만약 지금 당장 나라에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나라면 어떻게 할까. 복이 같은 마음으로 우리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황금 새를 썼어요.
땅뚝할매와 여우총각은 부산 남구 설화 중 하나가 씨앗이 되어 내가 사는 동네에 이유도 묻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에서 땅뚝할매와 여우총각 동화를 창작했어요.
설화에 푹 빠져 있을 때 고성군에서 지원해 준 덕분에 민중의 의적 천하무적 갈봉이란 고성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지요.
이렇게 모든 이야기들은 우연하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우리나라 신화나 설화 민담 등은 지금까지도 영감을 주고 흥미를 주곤 해요.
 
3. 어린이를 위해 동화를 쓰시게 된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로 친구 따라 글나라 동화창작 교실 구경을 갔어요. 그날이 스승의 날이라서 유명한 동화 작가가 많이 온 거에요. 그 분위기가 좋아 동화를 쓰기로 맘먹었지요. 또 다른 동기로는 몇 년 전 다문화 가정 아이 한글 가르치는 봉사를 3년 정도 한 적 있어요. 학교에 가지 않는 날 아이는 저를 만나러 왔지요. 그 아이는 친구들과 놀지 못해서 심심해했어요. 저는 그 아이랑 묵찌빠, 비눗방울 놀이등을 하며 놀아주었지요. 그 아이랑 놀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봤어요. 여러 여건상 학교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요. 그 생각은 저에게 동화를 쓰게 만드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4. 앞으로 꼭 쓰시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야기는 멀리 있지 않아요. 주변에서 찾아도 뭘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들은 넘쳐나거든요. 요즘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신화에요. 유럽에는 신화로 오페라를 만들고 음악이 탄생되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해요. 또 다른 컨텐츠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고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는 신화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요즘 갑작스런 기후 변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환경문제도 쓸 계획이고요. 알파 세대 아이들이 읽으면 흥미로워할 SF나 추리물도 앞으로 써 보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공부중이에요. 아마 이 다음 작품으로 어떤 작품이 먼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새로운 글을 써 나가려고요. 아마 다음 작품으로 우리나라 신화에 관한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5.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어릴 때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그냥 상상하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죠. 그러다 사춘기 때 만화나 어른 소설 책 등을 내용도 모르고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닥치는 대로 읽었던 수많은 만화책이나 소설들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요. 어른이 되어 갑작스럽게 가지 않은 길로 들어서면서 낯설고 두려워야 하는데 상상해서 쓰는 동화가 즐겁고 신나는 거예요. 아마 제가 뒤늦게 좋아하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겠지요.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즐겁고 신나게 하면 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지금은 처음처럼 지치지 않고 웃는 눈으로 선한 것만 보면서 동화를 써 나가는 일이 꿈이랍니다.
 
6. 훌륭한 글을 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 주세요.
 
먼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저도 늦은 나이에 동화를 쓰게 되었고 뒤늦게 대학을 가서 문학을 공부했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늦었다 생각할 때 가장 늦은 때가 아니란 걸 직접 몸으로 체험한 셈이지요. 학생들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찾으려 하고 있을 거예요. 그 고민과 노력이 결국 내가 좋아하는 길로 가는 거라 믿어요. 꿋꿋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가길 바래요.
 
7. 그동안 쓰신 작품들을 소개해 주세요.
 
설화를 모티브로 쓴 옛이야기 밥과 구쁘다 이야기 열 조각(공저)가 있고요. 신화에 관한 글과 환경에 관한 글도 다듬고 있는 중이에요. 갈등하는 가족 이야기. 우리 옛 것을 되살리는 마당놀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한국 할머니 이야기 등이 책으로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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