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과 딸기 우유 -[노란버스야, 안녕]을 읽고
어제 처음 ‘노란버스야, 안녕’을 펼쳤을 때, 유치원생 시은이 뒤를 따라 어두운 동굴을 걷는 듯 불안했습니다. 넘어지고 긁히고 부딪치는 아이가 안쓰러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른들의 가공할 무지와 이기심 그리고 무책임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분노, 허탈, 슬픔이 뒤섞여 혼란스러웠습니다. 실화라서 더 그랬나 봅니다.
작가가 책 표지 그림을 왜 그렇게 긴박하게 그렸는지 알겠습니다.
어디선가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마음을 다친 아이가 울고 있습니다. 몸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아직 노란버스에 갇혀 있는 아이입니다.
작가는 쓰러진 아이를 보듬고 ‘우리 아이들이 위급해요! 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 됩니다! 와주세요!’ 라고 소리칩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읽었습니다.
동굴 속 동생을 구하기 위해 달려 온, 열 한 살 채은이가 보였습니다. 채은이는 딸기우유가 동생을 회복시키리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픈 동생에게 해준 것이 딸기 우유 사 준 것 밖에 없다고 미안해합니다.
온갖 상념으로 혼란스러웠던 내가 어두운 동굴에서 출구 빛을 본 듯 했습니다. 채은이는 아픈 동생 시은이 뿐만 아니라 동굴 속에 갇힌 어리석은 어른까지도 세상 밖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온전하게 보호받는 세상을 위해 아픈 상처를 세상에 알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꽃잎 같은 아이 시은이와 천사 채은이의 상처가 얼른 아물고 새살이 돋기를 기원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딸기우유처럼 행복한 세상을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