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오찰방
박상재 글/최혜정 그림/가문비어린이 펴냄
출판사 가문비 어린이에서 펴낸 <천방지축 오찰방>은 우리 아이들에게 참을성은 자신과 타인을 위해 반드시 길러야하는 인성임을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잘 알려주는 그림책이에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큰소리로 읽고 난후 느낀 느낌은 참 맑고 개운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피부에 와닿는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재미있구요 우리 아이들에게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이 그림책의 배경이 시골학교이다보니 도시아이들에겐 조금 생소한 이야기들도 있겠지만, 자연과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따뜻한 마음은 시골과 도시를 떠나 모든 아이들에게 많은 깨달음과 가르침을 줄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될만한 대상은 초등학생입니다. 글밥이 많아 유아도서는 아니에요. 하지만 부모님이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유아들에게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을 함께 읽은 우리아이는 자신도 저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그도그럴것이 이 그림책에 나오는 배경은 앞에서 말한것처럼 자연환경이 풍부한 시골이에요. 자신도 학교가 끝나면 들로 산으로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나무에 열린 열매도 따먹고 가재도 잡고싶다나요. ^^ 그말을 들으니 제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무척 유익하지만 무엇보다 시골에서 자란 정서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들께도 정말 재미있게 읽힐 책임을 감히 단언하고 싶어요. 어릴때 들로 산으로 돌아다니며 느끼고, 보고, 배웠던 많은것들이 이 책 안에 많이 담겨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엄마인 저는 책장을 넘기며 어린시절로 돌아간듯 행복했습니다. 아니 그시절로 다시 돌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게 맞을거에요. 이 책은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즐거움과 참을성이라는 가르침을 주는 고마운 책이에요.
이 책의 저자 박상재님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으며, 새벗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박경종아동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분이십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집필 심의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글짓기지도회 회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 한국아동문학학회 부회장역을 맡고 있다고 하네요. 그동안 <원숭이 마카카>, <어른들만 사는 나라>, <개미가 된 아이> , <도깨비가 된 장승> 등 80여 권의 책을 쓰셨다고 합니다. 너무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주신 최혜정님은 현재 삽화가 및 독립단편예술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권으로 읽는 세계사>, <아이반호>, <솔로몬왕의 동굴>, <아서왕 이야기>, <민둥산이 와글와글> 등의 책에 그림을 그리셨다고 하네요. 어떤 연령층과도 소통할 수 있는, 감수성이 어린 섬세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신 답니다.
이책의 주인공 찰방이는 천방지축이에요. 지각도 잘하고 넘어져서 다치기도 잘하고 친구들과 싸움도 잘합니다. 심지어는 친구에게 ‘돌머리새끼’라고 서슴지 않죠. 하지만 악의는 없는것 같습니다. 성격도 워낙 급해 밥도 허겁지겁 먹지요. 딱 참을성이 부족한 아이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찰방이가 장난꾸러기 개구쟁이로 보이는데는 인내가 부족한 것도 한 몫 합니다. 그래서 아빠는 찰방이와 함께 남덕유산 참샘까지 다녀오자는 제안을 합니다. 처음엔 그 높은곳까지 왜 가야하냐며 거부하지만 아빠께서 다른 친구(동구)는 이미 그곳에 다녀왔다는 말씀을 하시자 경쟁심이 발동한 찰방이는 아빠의 제안을 받아들여 힘든 등산길에 오릅니다. 등산을 하는 동안 아빠와 대화도 많이 하고, 나무에 대한 많은 지식도 배우게 되지요. 찰방이는 동구를 이기려고 참샘보다 좀 더 높은 서봉까지 가겠다고 합니다. 그런 찰방이에게 아빠는 산에 오를 때는 너무 무리하다가 지쳐서 다칠 수도 있다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고 말해주지요. 아빠는 찰방이를 데리고 서봉까지 갑니다. 서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끝없이 이어진 산줄기가 바다처럼 넓게 펼쳐져 있어요. 그러면서 찰방이는 알게모르게 마음속에 인내심이 자라게 됩니다. 등산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힘든 산을 올라가며 마음속에 기다림이라는 인성이 자라게 되잖아요. 그 기다림이 많이 반복되다보면 그것은 곧 인내심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고 찰방이도 아빠와의 등산을 통해 참을성이 많이 길러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후 참샘에 다녀온 찰방이의 태도가 몰라보게 달라집니다. 많이 의젓해지고 덤벙거리는 버릇도 많이 없어지구요. 우리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참을성을 기르는 일은 자신에게도 유익하지만 타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것을 느낄 수 있게 될거란 생각을 해보았네요.
책 뒤편엔 참을성을 기르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참을성학교’ 가 있어요. 어린이들이 참을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지죠. 참을성을 필요로하는 어떤 상황하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적절한 방법을 제시해줍니다. 이 부분을 읽더니 우리 아이는 자신이 해당되는 부분에서 목소리가 조금 작아지더니 이내 자신도 고치겠다고 말합니다. 역시 책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몇페이지의 글만으로도 아이의 생각을 건전하게 바꾸는데 큰 도움을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