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문화 진흥회 좋은 어린이 책>
준호네 집은 이제 한 나라다!
할아버지 할머니 연아 누나는 한국인, 엄마와 응오꾸엔 비 누나는 베트남인, 준호는 베트남 엄마와 한국 아빠사이에서 태어나 베트남과 한국의 딱 중간이다. 그러니 준호네 집은 세 나라가 함께 사는 연방 공화국이다. 세 나라가 함께 사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할아버지는 토종만 찾는다. 준호는 우리나라만이 최고인 것처럼 말하는 할아버지한테 심통이 난다. 하지만 준호의 엄마는 베트남의 영웅 응오꾸엔 대왕의 후손이다. 엄마는 베트남을 향해 가족들의 안부를 베트남 말로 묻는다. 그런 엄마는 할아버지는 못마땅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에 왔으면 우리나라 말을 써야 한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말이 소중한가? 그러면 베트남의 말은? 베트남어는 베트남인들에게 소중한 말일 것이다. 서로 존중해야만 우리는 더불어 살 수 있다. 할아버지는 그 사실을 응오꾸엔 비 누나의 오답이 적힌 시험지로 인해 마음의 문을 연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쓰라는 질문에 할아버지의 이름을 적고 그 이유를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본받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그때서야 각자의 나라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요즘 농촌으로 갈수록 혼혈아는 많아진다. 국제결혼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자녀들을 우리는 더 이상 혼혈아라고 부르지 않는다. 사회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라는 긴 이름으로 혼혈아를 부른다. 우리 사회에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이제 적지 않다. 긴 이름만큼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농촌으로 시집오는 사람 중의 대부분이 동남아시아의 처녀들이란다. 그러니 우리도 더 이상 토종을 찾기도 힘들고 한민족이라는 말을 하기도 머쓱해졌다. 다양한 문화가 세계 각지에서 쏟아져 들어온다. 그러니 우리도 더 이상 우리 것만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다. 필리핀산 바나나도 맛있는 것 또한 부정 할 수 없다. 나라가 다르다고 차별하는 건 이제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왜냐면 외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고 또 그들이 많은 한국인과 결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어머니들은 이런 책을 기다려왔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 말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준호네 집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사회를 보여줄 것이다.
튀기라고 놀려도 늘 당당한 준호의 이야기를 어머니들도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 작가 소개 ♣
글쓴이 신동일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습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습니다. 그 후 현대 아동 문학상 수상을 하였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하늘로 올라간 조약돌>, <서울친구 평양친구>, <잠들지 않는 별>, <우리들의 말썽꾸러기 선생님>, <오늘 숙제는 과자 21쪽>, <별밭으로 가는 은빛 사다리>, <깨묵이의 별난 모험> 외 다수가 있습니다.
그린이 윤문영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한동안 CF감독을 하며 <오란씨>, <고래밥>, <맥스웰 커피>등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이 인생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어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마음의 울림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차례 ♣
아주 작은 연방 공화국
내가 튀기래요
음악 선생님
낙서
시험지
선생님도 화장실 청소
엄마는 응오꾸엔 대왕의 딸
아름다운 낙서
사과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