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틈새를 찾아낼 수 있는가?
아이들에게도 인생에 대한 고민이 있을까?
종종 아이들이 집이나 부모를 걱정해주면, 대뜸 어른들은 “넌 아무 생각 말고 공부나 해! 아이들은 쓸데없는 걱정 할 필요 없어” 라고 해 버린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정말 아이들이 그 말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하겠는가? 또 공부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인생이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좌절하고 실패를 하면서, 하지만 또 이겨내면서,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인생이 숙명처럼 기다리고 있다.
인도인들은 명상을 즐거워한다. 그들이 명상을 통해 얻는 가장 값진 것은, 힘든 삶이 주어지더라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현실 수용의 지혜는 모험심이나 개척 정신과 함께 값진 것이다. 그것은 삶을 충분히 사랑하게 만드는 새 아침과 같다.
이 책은 12편의 인도 동화 모음집이다. 작품마다 인도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조상대대로부터 물려받은 잠재적 기억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하지만 작가는 작품을 통해 또다시 신화를 창조한다. 신화는 자연 이상의 자연을 창조하려는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며 별개의 세계를 꿈꾸려는 노력에서 생산된다. 그러므로 신화는 인간이 스스로 창조해 내는 운명이며, 억압된 무의식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최후의 공룡 모켈엠베엠베는 죽지 않는다.
모켈엠베엠베는 피그미족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공룡이 물에서 나왔을 때, 아이들은 얼른 화살을 쏘아 맞춘다. 그것은 피그미족 아이들의 성인식과 같은 것이며, 그때 비로소 아이들은 청년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모켈엠베엠베의 존재가 탐험가들에게 알려지는 바람에, 그들이 마취총을 준비하고 느도키 늪으로 몰려온다.
시간의 마법사인 치킨마마는 강력한 힘으로 주문을 외워 모켈엠베엠베를 조그만 알로 만든 후 치마 속에 숨긴다. 그런데 치킨마마와 함께 사는 멸종위기의 동물인 종키와 셀덤씬이 탐험가들의 눈에 띄는 바람에, 치킨마마까지 우리에 갇혀 동물원의 구경거리가 된다. 하지만 치킨마마는 주문을 외워, 알을 다시 공룡으로 만들어 동물원을 탈출한다. 치킨마마와 종키, 셀덤씬을 태우고 늪으로 돌아오는 40미터 크기의 공룡을 상상하면 통쾌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치킨마마가 숨이 차서 주문을 잠시 쉬는 바람에 공룡은 몇 백 년 더 젊어졌다!
돌아온 모켈엠베엠베를 피그미족들은 신화에 넣어버렸다. 옛날이야기가 된 공룡은 이제 안전하다. 오직 피그미족과 이 책을 읽는 아이들만 그 사실을 알 뿐이다. 사실은 최후의 공룡 모켈엠베엠베가 느도키 숲에서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신화 사이를 오고가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주어진 삶의 한계를 넘어서서 별개의 시공을 꿈꾸게 한다.
이 책의 다른 작품 ‘유령과 교수님’, ‘뱀의 돌’도 그와 흡사하다. 작품 ‘위대한 스승’, ‘얀트라의 요정’, ‘자유’, ‘사르쿠와 신사 도둑’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더라도 희망의 틈새를 찾아 낼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아이들은 숙연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거짓에 물든 세상으로부터는 빠져나와, 두려움 없이 새 문을 두드려야 한다. 왜냐면 정직한 사람은 상처 입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친구와 사귀게 되고,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글쓴이 마가렛 베티(Margaret Bhatty)
마가렛 베티는 쿠마몬의 베리나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화덕에서 피어나는 빛으로 야생이나 모험, 혹은 여행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마가렛은 터번 대학에서 저널리즘 학위를 받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마가렛은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면서 <자머린 보물의 미스터리>, <용감한 빔의 모험>, <조그마한 할머니> 등의 동화책을 썼다.
원제_ chicken mama and other stories
그린이 묘랑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앞으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그린 책으로는 <판타지 소설 쓰는 아이>, <비밀의 화원>, <헨젤과 그레텔>등이 있다.
옮긴이 성현정
부산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가고시마 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생물생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고시마 국제대학 및 카노야 국립 체육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다가 귀국해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동화로는 <오빠가 된 쿠쿠>, <아침을 여는 나팔소리>, <내 꽃 어디갔지?>, <엄마곰의 바구니>, <저기요, 저기요>, <토끼와 거북이>, <원숭이와 꽃게>, <욕심 많은 개>, <아주 아주 큰 순무>, <벙어리 장갑> 등이 있다.
★ 차례 ★
최후의 공룡 모켈엠베엠베
유령과 교수님
새미
위대한 스승
뱀의 돌
얀트라의 요정
안녕, 나의 작은 들개야
공짜를 조심해
자유
정글에 사는 안녕새
만우절은 정신없어!
사르쿠와 신사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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