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의 생태를 관찰하고 분류하여 시의 옷을 입힌 재미있는 동시집
자연보호에 대한 의지를 동시와 동화로 꾸준히 발표해온 조소정 작가의 민물고기들에 대한 새로운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에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1급 민물고기, 멸종위기 2급 민물고기, 1급수에 사는 민물고기, 2급수와 3급수에 사는 민물고기 총 35종이 재미있는 동시로 소개되고 있다. 강이나 호수, 지하수와 같이 육지의 물을 민물이라고 한다. 지구 표면의 약 4분의 3 정도가 물로 덮여 있다지만, 대부분이 바닷물이고, 민물은 약 2.5% 정도에 불과하므로, 민물고기는 바닷물고기의 1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민물고기 특공대>는 이름도 생소한 민물고기의 생태를 관찰하고 분류하여 시의 옷을 입힌 재미있는 생태 동시집이다.
암컷 모래주사
빠르다 빨라
알 이천 개 뚝딱 낳네.
수컷 모래주사들
빠르다 빨라
주홍빛 몸 흔들며
금세 수정하네.
모래주사 치어들
빠르다 빨라
와글와글 바글바글
어느새 깨어나네.
맑은 섬진강에
빠르다 빨라
모래주사 소문 다 났네.
-<부화가 빠른 모래주사>전문
이 시를 읽다 보면 모래주사의 생태 특성이 금세 머릿속에 그려진다. 암컷 모래주사가 알 이천 개 뚝딱 낳으면 수컷 모래주사들이 달려와 금세 수정을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치어들이 와글와글 바글바글 알에서 깨어난단다. 부화가 빠른 물고기라는 것을 시를 읽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그런데 모래주사의 생태적 특성을 전달함을 분명한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시의 맛을 담뿍 느끼게 하는 이유는 다분히 동화적 상상력과 리듬감 때문이다.
“모래주사 치어들/ 빠르다 빨라/ 와글와글 바글바글/ 어느새 깨어나네.”나 “맑은 섬진강에/ 빠르다 빨라/ 모래주사 소문 다 났네.”는 현실을 동화적 발상으로 대응하는 구절이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생태를 동일시하는 동화적 상상력으로 자연친화적 언어로 형상화한 방식이다.
‘-네’가 문장의 끝부분에서, ‘빠르다 빨라’가 각 연의 2행 부분에서 반복되는데, 이는 같은 음을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배치하여 리듬감을 살리려 했다. 또한 ‘와글와글 바글바글’은 동작을 흉내 낸 생동감 있는 표현이란 점에서 아동에게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생태계 파괴와 수질 오염 등으로 민물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다. 이 시집은 문명으로 가려진 자연의 가치를 회복시키려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시인의 동심 지향은 도피나 퇴행 의식이 아닌 현재적 의미의 새로운 생성이자 미래지향적 시의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분류된 민물고기 동시 앞에 우리가 보호해야 할 민물고기에 대한 생태적 해설도 붙어 있어 어린이들에게 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뒷부분에<또 다른 우리 민물고기>를 소개하여 다양한 민물고기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차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1급 민물고기
산란 탑 쌓는 어름치 | 물속 뻐꾸기 감돌고기 | 미호천이 집인 미호종개 | 까칠한 퉁사리 |
빠가사리 꼬치동자개 | 얼룩새코미꾸리 | 숨바꼭질 대장 흰수마자 | 민물의 제왕 쏘가리 |
수수께끼 내는 남방동사리 | 입이 말굽모양인 여울마자
멸종위기2급 민물고기
검은 신사 묵납자루 | 순한 다묵장어 | 아낌없이 다주는 아빠 가시고기 | 물속 고양이 꾸구리 |
이름만 돌상어 | 바다에서 온 흡혈귀 칠성장어 | 부화가 빠른 모래주사 |
눈 튀어나온 한둑중개 | 가늘고 긴 가는돌고기 |
1급수에 사는 민물고기
날씬한 금강모치 | 계곡의 여왕 산천어 | 마술사 모래무지 | 무늬 예쁜 참종개 |
장수하는 열목어 | 고향 찾아가는 연어 | 먹보 버들치
2급수와 3급수에 사는 민물고기
여울의 멋쟁이 쉬리 | 높이뛰기 선수 갈겨니 | 콧수염 달린 메기 | 피라미 편지 |
겉모습과 다른 꺽지 | 빨판이 있는 밀어 | 텃세쟁이 버들붕어 | 알 주렁주렁 대륙송사리 |
유모 찾은 각시붕어
◈ 또 다른 우리 민물고기
작가 소개
시인_ 조소정
자연환경과 생태, 여러 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였고,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2002년 아동문예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9년에는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 은상을 수상하였어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중심잡기》, 《양말이 최고야》가 있어요. 《중심잡기》는 ‘2014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어요. 동화집은 《쿰바의 꿈》, 《빼빼로데이》, 《나는 앨버트로스다》가 있어요. 그림책은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이 있고, 교양서인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도 있지요. 《쿰바의 꿈》은 ‘한국도서관협회 2012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되었어요.
함께 낸 동시집으로 《우리 것이 딱 좋아》, 《야채특공대》, 《곤충특공대》, 《구름떡 타고 붕붕》이 있어요. 함께 낸 동화집으로 《크리스마스 섬》, 《백두산 검은 여우》도 있어요.
반려견 행복이와 함께 산책을 즐기며 열심히 글을 쓰고 있어요.
화가_ 신외근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후 광고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로 일했어요.
여러 대학에서 광고 디자인 강의를 했으며 스토리보드 · 광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린 책으로는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할아버지의 발톱》, 《우리 것이 딱 좋아》가 있어요. 동화집으로 《빼빼로데이》, 《백두산 검은 여우》, 《나는 앨버트로스다》가 있고, 그림책으로는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이 있지요. 교양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가 있어요.
다양한 책에 그림을 그려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어요. 《민물고기 특공대》 그림은 5여년에 걸쳐 우리나라 방방곡곡 민물고기를 찾아다니면서 혼신을 다해 그려낸 작품이랍니다.
블로그_ http://blog.naver.com/shin5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