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고 엽기적인 이야기
리리는 엽기소녀다. 마계에서는 이미 그것을 알고 리리가 사는 마을에 마법의 집을 짓는다. 마법의 집 주인은 마계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실력자인 로즈다. 로즈는 마계에서 버려진 낙제생을 공부시켜 다시 마계로 보내는 일을 한다. 그러니 마법의 집은 마계와 인간세계를 잇는 통로인 셈이다.
사실 리리도 학교에서 만날 벌점을 받고 낙제를 당하는 처지다. 란은 그런 리리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아이인데 사실 란도 마계에서 추방된 거미 흡혈귀가 변신하여 사람행세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어찌보면 으스스한 이야기 같지만 이 이야기는 정겨운 흡혈귀의 이야기다. 그것은 피를 무서워하는 마리가 마법의 집에 버려졌기 때문이다. 흡혈귀는 피를 빨아 인간을 흡혈귀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일을 해내지 못하니 마리는 번번히 낙제를 면치 못한다.
어느 날 리리는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채 길을 걷다가 엽기성으로 마법의 집을 발견하게 되고 120%의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마법의 집 안으로 들어간다.
“새똥 차’, ‘천년 묵은 돼지 군침’, 돌고래 발톱 때’같은 이상한 상표가 붙어 있는 상자들 사이에서 장미꽃이 들어있는 조그만 유리병을 발견한 리리는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장미꽃은 뱀파이어 재시험 때문에 벌벌 떠는 마리가 변신한 것으로 그 둘은 똑같이 시험에 시달리는 처지이니 금세 마음이 통한다. 하지만 리리는 시험공부니 노력이니 끈기 따위를 싫어하는 아이인데 마리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피를 빨 수 있는 용기를 얻으려고 수탉 볏 스프를 꿀꺽꿀꺽 마시는 마리를 보며 리리는 구역질을 해댄다.
하지만 동물 변신술로 막대기를 뱀으로 만들어 놀래키고, 포박술로 리리를 늘 괴롭히는 담임 선생님을 꽁꽁 묶어 버리고, 집단 발병술로 몽땅 아프게 해서 리리가 학교를 쉴 수 있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마리의 흡혈 마술들이 리리를 즐겁게 한다.
뱀파이어 재시험 날 리리는 마침내 고마운 마리에게 자기의 피를 빨아 시험에 꼭 합격하라고 권유한다. 리리는 목을 물려 흡혈귀가 될 것을 각오한 채 두 눈을 감는다. 리리는 송곳니가 목을 파고 드는 그 순간을 기다렸지만 마리는 오히려 낙제를 선택한다.
마지막 시험조차 떨어진 마리는 한 송이의 장미가 되어 병에 갇힌다. 하지만 리리는 또 엽기성을 발휘하여 병을 부수어 버린다. 마계의 테르민 교장선생님은 리리를 마법의 집의 새로운 주인으로 임명하고, 마리를 인간세계로 유학을 보내 주어 둘의 우정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흡혈귀가 아주 정겨워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한밤중에 일어났다는 섬뜩한 사건들이 실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세계에는 마계인들이 무수히 많이 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리리처럼 엽기적이 되면 흡혈귀가 무서울 게 없다. 흡혈귀와 아주 돈독한 우정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 작가 소개 ★
지은이 다카야마 에이코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4학년 3반 이시야마 칸타, 별난 녀석>으로 등단했으며 <거짓말쟁이 친구>로 니이미 난키치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학원, 열두 살의 칠전팔기>, <카보 양>시리즈, <아라이 군>시리즈 등이 있다.
그린이 오가사와라 도모후미
홋카이도 후라노시에서 태어나 미술 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스튜디오의 게임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트리시아>시리즈, <건담>시리즈 등이 있다.
옮긴이 양선하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숙명여자대학교와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였다. 옮긴 책으로는 <노란양동이>(전4권), <아기곰 마코>, <꼬꼬는 봄을 싫어해!>, <집요한 과학씨-오리너구리의 정체를 밝히다 외>등이 있다.
★ 차례 ★
괴이한 마법의 집
장미 소녀
마법 수업
마계에서 온 편지
인간 세계 견학 날
폭풍우 속의 뱀파이어 시험
인간이야? 마계인이야?
마지막 도전
작품 들여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