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사랑하려면 숲을 알아야 한다!
봄이다. 겨우내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가로수에 꼬물꼬물 연둣빛 싹이 돋아난다. 사람으로 치면 혈색이 돈다. 민들레는 시멘트 사이를 비집고 호기심 많은 얼굴을 내민다. 아파트 화단에, 골목 담벼락 밑에, 찻길에, 투둑투둑 꽃망울이 터진다. 이렇듯 도시에도 봄이 왔다.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들이 있는 시골에 찾아온 봄은 오죽하랴.
자연, 그 자체가 사람들에게 주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나무와 꽃과 바람과 동물들과 벌레들이 어우러져 사는 숲에 들어서면 숨 쉬는 것부터가 달라진다. 그런데 도시의 아이들은 어떤가. 흙보다 시멘트를, 나무보다 빌딩을 더 많이 보고 자라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요즘은 자연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 숲 가꾸기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생태학교가 꾸준히 늘어나는 일만 보아도 그렇다. 생태관련 어린이도서가 제법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의식 변화의 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생출판사인 도서출판 가문비에서 내놓은 첫 책, <숲 속이 궁금해요>도 숲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주인공 얀과 레나가 숲을 탐색하면서 알게 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얀과 레나도 도시에서 살던 아이들이라 처음에는 시골 생활이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점점 숲을 알아가면서 숲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이 아이들이 숲에서 만지고 보고 느끼는 것들은 그림으로도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책을 처음 접하는 어린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사람 사이가 그렇듯이 숲에 대해서도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또 알아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숲을 탐색하다 - 이야기가 있는 숲 정보 그림책
얀과 레나는 부모님을 따라 발트하우젠이라는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친구들과도 헤어져야 하고, 끝내주는 아이스크림 가게도 없는 곳이다. 그러니 처음엔 당연히 시큰둥해 한다. 그러나 곧 숲의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집에서 사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알게 된다. 과일나무가 흔하게 있고, 귀여운 다람쥐도 볼 수 있다. 상수리나무 뒤쪽에는 헛간도 숨어있다.
얀과 레나는 점점 더 숲 속이 궁금해져서 숲을 탐색하러 다니기 시작한다. 이들의 궁금증은 독자들이 숲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얀과 레나를 따라나서게 된다.
얀과 레나가 숲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면, 다른 인물들은 안내자 역할을 한다. 특히 꼬마 숲해설가라고 할 만한 프레디는 아이들 눈높이로 설명해주는 인물이다. 프레디를 비롯한 여러 등장 인물들을 통해 얀과 레나는 숲을 알아간다. 숲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숲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숲이 왜 필요한지……. 또 숲 속에 사는 나무, 식물, 곤충, 새, 포유동물 들에 대한 정보가 자세한 그림과 함께 나와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이야기 형식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정보서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실제로 얀과 레나와 함께 숲 속을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러면서 숲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숲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숲이 더 사랑스럽고 궁금해질 것이다.
책을 다 읽은 후 어떻게 활용할까? - 그림카드가 들어있는 책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놀이를 통해 숲 속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 이름을 외울 수 있게 해준다. 얀과 레나가 숲 속에서 만난 아네모네, 광대버섯, 고사리, 부전나비, 오소리, 하늘가재, 떡갈나무 들이 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을 알고 숲에 가보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일 것이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가보자. 숲에 다녀와서는 <숲 속이 궁금해요>같은 책을 손으로 만들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숲에서 본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엮어보자. 아이들에게 직접 그려보게 해도 좋고 사진을 찍어서 넣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엽서를 만들어서 레나와 얀처럼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도 좋겠다. 또 이 책에 들어있는 그림카드처럼 만들어서 평소에 가지고 놀 수 있게 하면 더 관심을 가지고 숲을 보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 글쓴이 크리스티네 랑에
대학에서 외국어를 공부한 뒤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일했다. 전세계에서 출간되는 여러 종류의 잡지에도 기사를 많이 써 왔고 실용서를 비롯해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책도 많이 썼다.
랑에는 ‘그게 궁금해요DAS WILL ICH WISSEN’ 시리즈로 『처음 말을 타요 말을 타고 좁은 원을 돌아요』 『탐정은 무엇을 하지?』 들을 냈고, 이 책 『숲속이 궁금해요』도 그 시리즈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은 독일의 본 근처에서 살고 있다.
● 그린이 귄터 야콥스
1978년 독일의 바트 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에서 태어나, 뮌스터 전문대학에서 삽화 공부를 했다.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으며, 뮌스터에서 아틀리에 협회인 ‘라움 3’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게 궁금해요’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석기시대 사람』의 삽화를 그렸다.
● 옮긴이 이옥용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을 나온 뒤 독일 콘츠탄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 서울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화 ‘꼬불이’와 동시 ‘탑’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새벗문학상(동시부문)과 아동문학평론신인문학상(동화부문)을 받았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기 돼지 세 마리』와 『한스 코는 꼬챙이 코』 『이가 흔들린대요』같은 그림책, 『집으로 가는 길』 『두 번 태어나다』같은 장편소설이 있다.
이 책의 차례
․우린 숲 속으로 이사가요!
․숲에 대해서 알고 싶나요?
․숲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숲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숲 속에 있는 나무들
․숲 속에 있는 식물들
․숲 속에 있는 곤충들
․밤과 낮에 우는 새가 달라요
․산림 관리인 요한 아저씨와 함께 숲 한 바퀴를 돌아요
․숲 속에 사는 작은 포유동물들
․숲 속에 사는 커다란 포유동물들
․산림 관리인은 무슨 일을 하는 거예요?
․제재소에서 보낸 하루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
․카드 놀이하면서 숲 속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 이름을 외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