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계 3대 자연주의자 중 한 명인 존 뮤어가 요세미티에서 보내 한때를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풀어낸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존 뮤어가 다람쥐처럼 재빠른 소녀 ‘플로이’와 요세미티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연을 보는 법을 가르치며, 우정을 쌓아나가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스레 요세미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접하게 되고, 덤으로 자연을 보는 법까지 익히게 된다.
뮤어 아저씨와 말괄량이 소녀가 만났을 때
자연주의자가 말괄량이 소녀를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가는 온 우주에 몸과 마음을 열어놓은 자연주의자라면 ‘다람쥐’라 불리는 소녀를 만났을 때 한 마음이 되어 요세미티 이곳저곳을 함께 돌아다녔을 거라고 상상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요세미티로 오는 관광객들을 놀려 주거나 개구리를 잡으며 놀던 플로이는 어느 날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된다. 바로 아빠의 제재소 일을 거들어 주기 위해 온 뮤어 아저씨. 뮤어 아저씨는 놀래 주려는 심사로 눈앞에서 달랑달랑 흔들어댄 도마뱀에게 “안녕? 날쌘돌이야”하고 인사를 건네거나 눈 내리는 소리를 듣겠다며 밖으로 뛰어나가는 등 플로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느새 아저씨를 졸졸 쫓아다니게 된 플로이는 아저씨와 함께 자연을 탐색하고 우정을 나누게 된다.
둘이 함께 요세미티를 쏘다니던 시간 동안 ‘말썽꾸러기’로 낙인 찍혀 야단만 맞아왔던 플로이는 뮤어 아저씨로부터 외로운 마음을 위로 받게 되며, 존 뮤어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된다. 존 뮤어는 우리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상 속의 어른’과도 같다. 나의 유별난 점을 타박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주며, 자연 속에서 신나게 놀아 줄 그런 친구 같은 어른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잠시나마 개구쟁이 소년 같은 뮤어 아저씨와 광활한 요세미티 골짜기를 뛰어놀아 보길 바라본다.
자연주의자 존 뮤어에 대해
꽃에게 말을 걸고 강 바위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며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존 뮤어는 우리에겐 생소한 인물이다. 하지만 존 뮤어는 ‘미국의 양심’로 불리며 ‘윌든’의 데이빗 소로, ‘모래 군의 열두 달’의 알도 레오포드와 함께 세계 3대 자연주의 작가로 꼽힐 정도로 존경받는 자연주의자다.
사실상 존 뮤어가 ‘국립공원의 아버지’라고 불리게 된 계기는 요세미티에서 시작되었다. 요세미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존 뮤어는 1907년 샌프란시스코 시가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요세미티 헤츠 헤치 계곡에 댐을 건설하려하자 전국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고 결국 1890년 요세미티를 국립공원으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된다. 또 환경운동단체인 시에라 클럽을 설립해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존 뮤어는 자연을 연구하는 데 한평생을 보냈다. 존 뮤어가 위대한 자연주의자로 기억되는 것은 자연을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아이처럼 자연에게 말을 걸고, 그들에게 위안을 얻고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던 존 뮤어. 우리가 잘 몰랐던 자연주의자, 그 삶의 한 편을 그림책으로 만나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 작가 소개 ★
글, 그림 에밀리 아놀드 맥컬리
에밀리 아놀드 맥컬리는 어린이 책을 백 권도 넘게 쓰고 그렸으며, 『높은 전선 위의 미레트』라는 책으로 1993년 칼데콧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뉴욕 시와 시골에 있는 고향집에서 번갈아 가며 지내고 있다.
옮긴이 장미란
197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어린이책 전문기획실 햇살과나무꾼에서 영어 번역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동안 수많은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금까지 옮긴 책으로는 『터널』 『동물원』 『친구를 데려와도 될까요』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