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연계
1-2 슬기로운 생활 6단원
옛날에 산 두 개가 생겨났다. 뾰족산과 민둥산이다.
이름처럼 뾰족산은 뾰족하게 높아져서 해와 달과 별과 구름을 거느리는 왕이 되고 싶어한 다. 민둥산은 그런 뾰족산의 배꼽에도 못 미치는 낮은 산이기에 뾰족산을 형님으로 받들면서 사이좋게 지낸다.
어느 날 그들에게 풀씨들이 찾아온다.
성격이 뾰족한 뾰족산은 자신의 몸에 흠집이 나는 게 싫어 그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민둥산은 선뜻 자기 몸을 내어준다. 풀씨들이 뿌리를 내려 민둥산은 초원이 되고, 그곳에서 나무들이 자라나, 벌레들과 새들과 동물들이 찾아오는 숲이 된다.
뾰족산은 왕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 채 몸만 높이 키우려고 애쓴다. 그러기에 뾰족산은 언제나 외롭다. 뾰족산은 어느 날 키를 더 세우려고 애쓰다 와르르 무너져 민둥산의 몸에 계란프라이처럼 납작하게 엎어진다. 뾰족산은 마지막으로 자신은 바보였다고 말한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으며, 또 다스린다는 것은 낮은데서 어머니처럼 품는 것이라고.
민둥산은 그런 뾰족산을 가슴에 품어 더욱 보기 좋은 숲을 이룬다.
남을 위해 자신의 것을 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뾰족산, 최고가 되어야 해서 언제나 긴장하고 있는 뾰족산. 뾰족산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나서야 자신의 꿈이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민둥산은 뾰족산과 반대의 삶을 살아간다. 희생하고 이해하고 기다린다.
민둥산의 마음은 우리 곁에 있는 모든 숲들의 마음이다.
숲이란 풀과 나무 그리고 덤불이 한데 엉킨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또 다른 것들이 있다.
털이 풍성한 꼬리를 세우고 나무를 오르내리는 다람쥐, 낯선 침입자를 향해 경계의 소리를 내는 청설모, 흰색의 줄무늬를 자랑하며 나무줄기를 콕콕 쪼는 딱따구리, 그리고 작은 벌레들……. 그저 말없이 앉아 있지만 숲을 대신해 수많은 벗들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숲의 착한 마음을 가르쳐 준다.
세상을 두루 살피면서 어린이들과 함께 숲에 오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하려는 꿈을 동화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숲의 고마움을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숲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덧붙였다. 숲에 관한 지식을 익혀가면서 읽으면 이야기가 더욱 깊어져서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글쓴이 배익천
195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어요. 지은 책으로 <별을 키우는 아이>, <꿀벌의 친구>, <내가 만난 꼬깨미>, <잠자는 고등어> 등 여러 권이 있으며, 세종아동문학상(88), 대한민국문학상(92), 소천아동문학상(06), 윤석중문학상(08) 등을 받았습니다.
현재 계간 <열린아동문학>과 부산MBC가 발행하는 <어린이문예>편집주간으로 일하며 경남 고성에서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고 있습니다.
그린이 최혜정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프랑스로 건너가 2009년까지 Ecole Emile Cohl에서 일러스트와 멀티미디어를 공부했어요. 그동안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일러스트 그룹전에 참여했어요. 현재 삽화가 및 독립단편예술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권으로 읽는 세계사>, <아이반호>, <솔로몬왕의 동굴>, <아서왕 이야기>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어요. 어떤 연령층과도 소통할 수 있는, 감수성이 어린 섬세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해요.
★ 차례 ★
1. 산이 생겼네.
2. 꿈을 꾸네.
3. 손님이 왔네.
4. 구름이 물이었네.
5. 바람도 있었네.
6. 큰일 났네.
7. 또 손님이 왔네.
8. 다시 또 손님이 왔네.
9. 또 다른 마음이 있었네.
10. 꿈은 꿈이었네.
11. 어머니가 되었네.